도둑의 도시 가이드
🔖 사람들은 보통 도둑이 훔쳐간 물건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정말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어떻게 움직였냐는 점이다. 도둑들은 공간을 탐험한다. (...) 하나의 장이 끝나면 소품을 치우고 다음 장의 소품을 배치하고 무대 세트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보이지 않는 스테이지핸드처럼, 도둑은 세계 곳곳의 건물과 도시에서 사람들의 집을 조용히 지켜보며 신호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그러나 누구에게도 고용된 적 없는 전문 이삿짐센터 직원들이다. 도둑 각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겠으나 그 이야기의 결론은 모두 같을 것이다. “도둑이 도시를 더 잘 이용한다.” 모두들 결국엔 붙잡히고 말 테지만.
🔖 그는 “건물을 좋아했다”며 특히 고층 건물을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건물이라는 것은 “삼엄한 경비를 둟고 안으로 들어가서 뭔가를 얻어낼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죠. 처음에는 일종의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다 도전할 만한 것이 되었고,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그 일에 중독됐습니다.” 메이슨은 오하이오에서 사우스 플로리다까지 호텔, 아파트, 고층 타워 등을 가리지 않고 털었다. 침입한 모든 건물의 구조는 치밀하게 짜인 공간적 퍼즐이었다. 각각의 범행에는 새로운 게임 레벨같이 각기 다른 보상과 장애물, 비밀스런 함정과 조심해야 할 감시인이 있었다.
메이슨은 그의 책에 “한번은 어떻게 위험하고 어려운 침입절도를 성공시킬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과학자나 발명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퍼즐을 풀어낼 것이고, 그러고 나면 실행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건물의 유혹에 자석처럼 이끌렸다. 보석은 그에 따른 부수적인 결과에 불과해 보였다.